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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위기에도 “LNG 공급과잉”… 시장 균형 회복은 1년 뒤
에너지신문
헤드라인
2026-07-02 09:01
[에너지신문]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로 LNG시장의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글로벌 LNG 시장은 결국 구조적인 공급과잉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과 카타르 공급 차질이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신규 생산능력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LNG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중국의 수입 전략과 재고 축적 여부가 하반기 글로벌 LNG 가격과 시장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혔다.
▲ 한국가스연맹이 개최한 ‘제5회 KGU 정례 세미나’에서 ICIS와 Kpler의 발표자들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같은 전망은 1일 한국가스연맹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약 7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제5회 KGU 정례 세미나’에서 발표한 ICIS의 알렉스 시우(Alex Siow) 아시아 가스·LNG 수석 애널리스트의 'Global LNG: A Looming Oversupply That Is Always One Year Away' 보고서와 시장조사업체 클레퍼(Kpler)의 넬슨 시옹(Nelson Xiong) LNG 및 천연가스 인사이트 선임분석가가 발표한 '동북아 LNG 시장과 중국 변수: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ICIS의 Alex Siow는 보고서를 통해 “예상되는 공급과잉 시점은 매년 1년씩 뒤로 밀리고 있지만, 공급과잉이라는 구조적 흐름 자체는 변하지 않고 있다”라며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과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글로벌 LNG 시장의 최대 변수”라고 분석했다. 특히 카타르 LNG 생산시설과 수출항 운영 차질이 지속될 경우 단기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ICIS는 카타르의 LNG 생산이 점진적으로 재개되더라도 전쟁 이전 수준의 생산능력을 완전히 회복하는 시점은 북부가스전 확장사업(North Field Expansion)이 마무리되는 2028년 이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6~2027년에는 생산량이 전쟁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시장의 장기 흐름은 공급 확대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5년 동안 전 세계 LNG 공급은 약 2억 2600만톤 증가하며, 이 가운데 약 1억 3000만톤은 미국 프로젝트에서 공급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산 LNG는 목적지 제한이 적고 현물시장 대응이 가능한 만큼 글로벌 LNG 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핵심 공급원으로 평가됐다.
또 보고서에서는 공급 증가로 인해 2028년부터 글로벌 LNG 시장이 본격적인 공급과잉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과잉 규모는 2031년 약 6500만톤으로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10년 가까이 공급 우위 시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LNG 현물가격도 장기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ICIS는 아시아 LNG 현물가격이 향후 5~7년 내 MMBtu당 5달러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으며, 2028년에는 미국 헨리허브(Henry Hub) 연동 장기계약 가격과 2030년에는 브렌트유 연동 계약가격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에는 현물거래가 가장 경제적인 LNG 조달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역별 수급 전망에서는 중국과 일본은 이미 장기계약 물량이 수요를 웃도는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계약물량이 부족한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기준 한국의 LNG 수요는 약 4300만톤인 반면 계약물량은 약 3300만톤 수준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LNG 시장을 흔들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신규 공급 확대가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며 "공급과잉으로 LNG 가격은 구조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한국가스연맹은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약 7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회 KGU 정례 세미나’를 개최했다.
시장조사업체 Kpler의 Nelson Xiong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동북아 LNG 수요가 전년보다 약 500만톤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평화협정이 체결될 경우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의 LNG 수출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로 카타르에서는 기존 전망보다 약 350만톤, UAE에서는 약 140만톤의 공급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LNG 선박 운항도 협정 체결 이후 약 한 달이 지나면 전쟁 이전의 절반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Kpler는 중동산 LNG 공급 차질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아시아를 지목했다. 특히 파키스탄은 LNG 수입의 99%를 카타르와 UAE에 의존하고 있으며, 인도와 방글라데시도 59%를 중동산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중동산 의존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지난해 카타르와 UAE에서 약 2020만톤을 수입해 절대 물량 기준으로는 가장 큰 시장으로 분석했다.
동북아 LNG 수요는 감소세를 예상했다. Kpler는 높은 LNG 가격에 따른 수요 위축과 석탄 등 다른 연료로의 전환, 재고 활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 동북아 LNG 수요가 지난해보다 약 500만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올여름 엘니뇨 영향으로 냉방 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단기적으로는 LNG 발전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올해 LNG 수입이 지난해보다 약 300만톤 감소한 6350만톤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용 가스 수요 둔화와 자국 천연가스 생산 증가, 중앙아시아 및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 확대가 LNG 수입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제시됐다. 반면 여름철 폭염과 재고 확충이 맞물릴 경우 3분기에는 LNG 구매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 역시 올해 LNG 수요가 전년보다 100만~200만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전 이용률 회복으로 LNG 발전 비중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여름철 재고 확보 수요는 예년보다 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러시아산 저가 석탄의 가격 경쟁력이 유지되면서 발전용 연료 시장에서는 당분간 석탄이 LNG보다 우위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은 원전 가동 확대와 산업용 가스 수요 둔화의 영향으로 올해 LNG 수요가 100만~200만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대만은 가스복합발전 설비 확대로 LNG 수요가 약 50만톤 증가해 동북아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수입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Kpler는 현재 동북아 국가들이 중동 공급 차질에 대응해 재고를 활용하면서 충격을 흡수하고 있지만 중국과 한국의 재고 확보가 본격화되는 3분기에는 LNG 가격 하락 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서는 올해 아시아 LNG 평균 가격이 MMBtu당 약 15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호르무즈 해협 운항 상황, 여름철 기상 여건, 글로벌 LNG 공급 시기, 대러시아 제재 등이 하반기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