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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도 탄소중립' 선언...권한·예산 없이 실현 가능?
에너지신문
헤드라인
2026-07-09 09:01
[에너지신문]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탄소중립 정책의 무게중심을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옮기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국가 목표를 일방적으로 내려보내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이 직접 감축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 주도형 탄소중립'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8일 광역 지방정부 부단체장 간담회에서 '지역사회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실행전략'을 공개하고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주요 전략은 △지역 주도 이행체계 혁신 △7대 녹색 인프라 구축 △정보·재정·역량 지원체계 재설계 등을 핵심 축으로 구성됐다.
이번 전략의 가장 큰 특징은 지방정부를 단순한 정책 집행기관이 아니라 탄소중립의 핵심 실행 주체로 규정했다는 점이다. 기후부는 지방정부가 자체적인 탄소중립 기본계획을 보다 실효성 있게 수립하도록 지침과 컨설팅, 예산을 지원하고, 지방 기후위의 역할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 '탄소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를 재편하고 단체장 직속 전담조직 설치를 유도하는 등 지역 거버넌스도 손질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주도 탄소중립 실행 방안(출처: 기후에너지환경부)
◆'7대 녹색 인프라 사업' 전면 추진
실행전략의 핵심 사업은 에너지, 폐기물, 수송, 건물, 흡수원, 기후적응, 녹색일자리 등 7개 분야의 녹색 인프라 구축이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햇빛·바람소득마을 확대와 공동주택 태양광 설치, 도서지역 RE100 구축 등을 추진한다. 폐기물 분야에서는 직매립 금지에 대응한 소각시설 확충과 하수처리장 현대화, 가축분뇨 에너지화 시설을 확대한다.
수송 분야에서는 수요응답형 전기버스와 전기택시 보급을 확대하고, 건물 부문에서는 태양광과 히트펌프 도입, 충전 인프라 설치를 지원한다. 여기에 도시숲과 해안·산림 복원 등 자연기반 흡수원 확대, 기후보험 도입, 녹색일자리 창출까지 포함했다.
기후부는 지역별 우수 감축모델을 발굴해 확산하고, 탄소중립 성과를 지자체 합동평가에 반영하는 인센티브 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실행력의 관건은 '권한과 재정'
다만 정책 방향에는 공감대가 형성되더라도 실제 이행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도 지방정부는 기후위기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상당수 사업이 중앙정부 공모사업이나 국고보조사업에 의존하고 있다. 지역이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중앙정부의 안정적인 재원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계획이 선언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는 것.
기후부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정보와 예산 지원 방안을 별도로 제시했다. 지역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다 세밀하게 공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감축 성과가 우수한 지방정부에는 사업비를 확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지방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 도입과 중앙정부·공기업 협업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의 내용이 '검토', '지원', '유도'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실제 재정 규모나 법·제도 개선 방향은 향후 후속대책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정부→지역'으로...정책 패러다임 전환
이번 실행전략은 개별 사업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탄소중립 추진 체계를 중앙정부 중심에서 지방정부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탄소중립의 상당 부분이 건물, 교통, 폐기물 등 생활밀착형 분야에서 이뤄지는 만큼 지역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반면 지방정부 간 재정 여건과 행정 역량 차이가 큰 현실에서 동일한 목표를 요구할 경우 지역 간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이번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에 얼마나 실질적인 권한과 재정을 이양하고, 성과평가와 지원체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