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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해상풍력, 비용 줄이고 고용 늘린다...민관 공동개발 시동
에너지신문
헤드라인
2026-07-09 09:01
[에너지신문] 국내 석탄화력의 '질서 있는 퇴장'과 재생에너지로의 대전환을 동시에 견인할 민관 공동 프로젝트가 본격화된다. 이번 사업은 가동 중단된 석탄화력발전소의 기반시설을 재활용해 대규모 경제적 시너지를 창출하고, 고용 불안에 직면한 발전소 노동자들을 신산업으로 흡수하는 이른바 ‘정의로운 전환’의 국내 첫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서부발전과 글로벌 해상풍력 개발사 뷔나에너지(Vena Energy) 및 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쳐파트너스(CIP)는 8일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태안해상풍력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태안해상풍력 개발사업은 태안군 서측 해상에 오는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총 500M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완공 시 연간 약 3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특히 이번 사업은 발전공기업인 서부발전이 가세하면서 사업 추진력이 한층 배가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화 루(Yi-Hua Lu) CIP 아시아·태평양 대표(왼쪽부터),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 니틴 압테(Nitin Apte) 뷔나에너지 최고경영자가 공동개발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폐지 석탄 인프라 활용, 천문학적 개발·운영비 절감
이번 협약의 가장 큰 경제적 효과는 ‘기존 기반시설의 재활용’에서 나온다. 태안해상풍력은 지난해 말 폐쇄된 500MW 규모 태안화력 1호기가 사용하던 여유 송전계통을 그대로 물려받아 활용할 계획이다.
해상풍력 개발 시 가장 큰 비용과 주민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이다. 서부발전의 참여로 이미 확보된 송전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수천억 원에 달하는 송전망 건설 비용을 전액 절감할 수 있게 될 전망으로, 이는 프로젝트의 가격경쟁력 확보로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새로운 송전탑이나 선로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역 주민들과의 마찰을 원천 차단해 주민수용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게 됐다.
비용 절감은 송전망에 그치지 않는다. 서부발전은 송전선로 외에도 태안화력발전소 내에 위치한 기존 소형 부두를 해상풍력 발전설비의 유지·보수(O&M)를 위한 거점 부두로 전환, 운영할 방침이다. 해상풍력 전용 항만 인프라 구축에 투입되는 예산과 기간을 대폭 축소함으로써, 서부발전은 인프라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사업의 초기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경제적 성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 안정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 가속화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정의로운 전환’의 실질적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부발전은 2025년 태안 1호기 폐쇄를 시작으로, 보유 중인 11개의 석탄화력발전소 중 총 8개를 오는 2037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할 예정이다. 이는 대규모 고용 감소와 지역 공동체 위축이라는 숙제를 제시했다.
이에 대응, 협약식 당일 서부발전 노사와 CIP는 ‘석탄화력인력 전환교육 지원 업무협약(MOU)’을 동시에 체결했다. 이를 통해 본사인 덴마크를 비롯해 대만 등 아시아 각지에서 해상풍력 인력 양성 트랙을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CIP의 노하우가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다.
향후 2년간 서부발전의 기존 석탄화력 노동자들은 해상풍력 발전 단지 개발, 시공, 유지·관리 등 다양한 신산업 분야에 맞는 맞춤형 직무전환 교육을 받게 된다. 서부발전은 인력 재배치가 원활히 이뤄짐으로써 고용 충격을 흡수하고, 내부 숙련 인력을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안착시키는 고용 생태계 안정 효과를 누리게 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보급 가속 및 공공성·역량 강화
정부의 '2030 해상풍력 보급·착공 10.5GW' 목표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국내 풍부한 발전 단지 운영 경험을 가진 서부발전과 글로벌 탑티어 개발사들의 기술력이 결합되면서 재생에너지 공급망 전반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민간 외자 유치 형태에 머물 수 있었던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에 공공기관이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전력 공급의 ‘공공성’을 단단히 굳혔다. 이 과정에서 서부발전은 대규모 해상풍력의 전 주기 개발 역량과 글로벌 스탠다드 운영 기술을 내재화할 수 있게 되어, 향후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독자적인 공공 역량을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태안권역 해상풍력 발전사업 개발 현황.
●1.4GW 확장성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역 사회에 미치는 낙수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부발전은 이번 500MW급 태안해상풍력을 시작으로, 향후 태안 권역에서 총 1.4GW 규모에 이르는 초대형 해상풍력 개발사업에 순차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기자재 제조업, 건설업, 해상 운송업, O&M 서비스업 등 전후방 연관 산업이 태안 지역을 중심으로 집적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수많은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자본을 순환시켜, 석탄화력 폐쇄로 위축 우려가 컸던 태안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정부는 2030년 해상풍력 보급 목표를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경쟁력 제고, 관련 산업 생태계 강화, 주민 체감 확대를 전방위로 추진 중"이라며 "특히 이번 태안해상풍력은 석탄발전소 폐지 지역이 어떻게 청정에너지 거점으로 거듭나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와 상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정의로운 전환의 기념비적 모범사례"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도 약속했다.
민관 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연 태안해상풍력이 비용 절감과 고용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대한민국 탄소중립의 나침반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