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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제주 막힌 전력망 푼다…배전망 ESS 구축 본격화
에너지신문
헤드라인
2026-07-11 09:01
[에너지신문]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계통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이 본격 도입된다.
배전망을 새로 깔지 않고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해 기존 전력망의 수용 능력을 높이는 사업으로, 정부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모델이다.
▲ 정부가 계통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ESS를 활용해 전력망 수용 능력을 높이는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은 AI 생성 이미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0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경인건설본부에서 '배전망 ESS 구축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9개 사업자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에 착수했다.
최근 태양광 발전이 빠르게 늘어난 호남과 제주 지역은 발전설비는 충분하지만 전기를 받아줄 배전망이 부족해 신규 발전소가 계통 연결을 기다리거나, 이미 가동 중인 발전소도 출력을 줄이는 사례가 이어져 왔다.
송·배전망을 확충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지만 막대한 비용과 긴 공사 기간, 주민 수용성 문제로 속도를 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ESS를 배전선로에 설치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에는 남는 전력을 저장하고, 전력 수요가 늘거나 계통에 여유가 생기는 시간대에 이를 다시 공급해 기존 전력망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배전선로 한 곳마다 4MW(20MWh) 규모의 ESS를 구축하면 약 5.7MW의 태양광 설비를 추가로 계통에 연결할 수 있다. 대규모 전력망 증설 없이도 재생에너지 수용량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국비 5586억원을 투입해 약 700MW 규모의 배전망 ESS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1GW를 추가로 계통에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약 1350GWh의 태양광 발전량이 새롭게 전력망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하루 평균 약 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이번 공모에는 14개 통합발전소(VPP) 사업자가 82개 배전선로를 대상으로 사업을 신청했다.
▲ 에너지저장장치 구축 통한 추가접속.
심사 결과 VPP랩, LG에너지솔루션, 한전KDN, SK이터닉스, HD현대일렉트릭, 그리드위즈, 한국동서발전, 한국중부발전, 현대건설 등 9개 기업이 최종 선정됐다. 이들은 32개 배전선로에 총 128MW(640MWh) 규모의 ESS를 구축해 계통 접속을 기다리던 태양광 발전설비 182.4MW의 조기 연계를 추진하게 된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단순한 ESS 보급사업에 그치지 않고 전력시장 변화의 계기로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분산된 재생에너지와 ESS를 하나로 묶어 운영하는 가상발전소(VPP)를 확대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운영기술을 접목해 계통 안정성과 전력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ESS 산업은 물론 배터리와 에너지 플랫폼 시장의 성장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차기 사업에서는 기술 다변화도 추진된다. 이번 공모는 삼원계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오는 8월 예정된 후속 공모부터는 장주기·장수명·화재 안전성을 갖춘 차세대 배터리의 참여를 확대할 예정이다.
제주를 중심으로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육지 사업에도 평가 우대 방안을 적용해 신기술 상용화를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발전설비를 늘리는 것만큼 전력망의 수용 능력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며 “배전망 ESS를 시작으로 재생에너지와 저장장치가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전력망을 구축해 계통 안정성과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함께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