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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석유공사 노조, '통합' 강력 반발…‘후폭풍’ 거세진다

에너지신문 헤드라인 2026-09-08 09:01
[에너지신문] 정부가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를 통합해 가칭 ‘에너지자원공사’를 출범시키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양 기관 노동조합이 잇따라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가스공사 노조는 한국석유공사의 부실과 부채를 떠넘기는 방식의 통합이라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고, 한국석유공사 노조 역시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졸속 통합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 대구와 울산이 벌써부터 통합공사 본사 유치 경쟁에 잇따라 뛰어들면서 정부 발표 이후 불과 며칠 만에 노조 반발과 지역 간 유치전이 동시에 확산되며 후폭풍이 만만찮다. ▲ 정부가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의 통합방안을 발표하자 양 기관 노동조합이 잇따라 강력 반발하고 있는 반면 대구, 울산시가 유치전에 나서는 등 벌써부터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다.(사진 한국석유공사(좌)와 한국가스공사 본사 전경) 정부는 지난 3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를 통합해 가칭 ‘에너지자원공사’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천연가스와 석유의 개발·비축 기능을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국제 협상력을 높이는 한편 국가 에너지안보를 강화한다는 취지를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 발표 직후부터 당사자인 양 기관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지부는 7일 성명을 내고 정부의 통합안을 ‘국가 에너지안보를 위협하는 졸속 통합’으로 규정했다. 노조는 정부가 통합을 발표하면서도 석유공사의 막대한 부실과 부채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가스공사 노조가 가장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석유공사의 재무상태다. 노조는 석유공사가 2025년 결산 기준 자산 19조4000억원, 부채 21조9000억원, 자본 -2조5000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라며 “상식적으로 이런 상태의 기업과의 M&A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석유공사의 부실을 가스공사에 떠넘기는 방식의 통합은 에너지안보 강화가 아니라 오히려 국가 에너지안보를 위협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스공사 노조는 정부가 제시한 ‘부실자산 관리 자회사 신설’ 방안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는 부실자산을 사전에 정리하지 않은 채 통합 법인의 자회사로 두게 되면 회계상 연결재무제표를 통해 결국 통합 법인의 재무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석유공사의 약 22조원 부채가 가스공사에 합산될 경우 현재도 높은 수준인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이 약 600%까지 치솟고, 신용등급 하락과 외화조달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스공사 노조는 현재 가스공사의 재무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 당시 국민의 가스요금 부담을 줄이는 과정에서 약 14조원에 달하는 민수용 미수금을 떠안았으며, 이로 인해 2025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400%에 가까워졌고 부채 규모도 42조원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러한 상황에서 석유공사의 부채까지 가스공사에 얹을 경우 LNG 도입 차질과 도시가스 요금 상승, 국가 천연가스 수급망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가스공사  노조는 정부가 에너지안보 강화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천연가스 도입체계를 국가 차원에서 일원화하고 국가가 책임져야 할 수급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천연가스 직수입 확대 등으로 도입체계가 더욱 분산될 경우 국가 전체의 수급관리와 위기대응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고용과 노동조건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가스공사 노조는 과거 공공기관 통폐합 과정에서 정원 축소와 현장 외주화, 지역과 현장의 희생 등이 반복됐다며 가스공사의 조직과 인력을 통합의 대상으로만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스공사가 국민과 산업현장에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국가 기간산업 공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노조는 정부에 △석유공사 부실자산과 막대한 부채의 가스공사 전가 중단 △가스공사 민수용 미수금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해결책 마련 △천연가스 도입 및 수급관리 체계의 가스공사 중심 전면 일원화를 요구했다. 정부가 석유공사의 22조원 부채를 떠넘기는 방식의 통합을 강행할 경우 국가 에너지 공공성과 일터를 지키기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국석유공사 노조도 7일 별도의 성명을 내고 정부의 통합 추진에 강하게 반발했다. 석유공사 노조는 탐사·개발·비축·도입·유통 등 각 기관이 축적해온 전문성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졸속 통합’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당사자인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의견수렴 절차가 없었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밀실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사측을 향한 압박도 이어졌다. 석유공사 노조는 사장과 경영진이 통합 추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과 함께 전 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 개최를 요구했으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경영진 총사퇴 투쟁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 기관 노조가 모두 정부의 양기관 통합 발표에 강력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벌써부터 통합공사 본사를 둘러싼 대구, 울산 지역 간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대구시는 6일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 통합공사의 본사를 대구에 둬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대구시는 이번 통합을 단순한 기관 결합이나 지역 간 유치 경쟁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공급망 안정과 자원안보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조직 재설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가 내세운 핵심 논리는 가스공사의 규모와 전략·통제 기능이다. 2025년 결산 기준 가스공사는 직원 4305명, 자산 53조6278억원, 매출 35조7273억원으로 석유공사보다 규모가 크다는 점을 대구시는 근거로 제시했다. 또 통합공사의 핵심 역할은 생산·저장시설을 직접 운영하는 현장 집행 기능보다 국가 에너지 수급관리와 해외 자원개발 전략, 공급망 위기 대응 등 전략·기획·통제 기능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통합공사의 중심을 가스공사로 하고 본사를 대구에 둬야 한다는 대구시의 주장이다. 반면 울산시는 4일 통합 본사의 울산 유치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데 이어, 7일 김상욱 울산시장이 직접 담화문을 발표​하며 유치전에 전면적으로 나섰다. 김 시장은 이날 가칭 에너지자원공사 본사를 울산에 유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울산시는 석유공사가 위치한 울산의 에너지 인프라 집적도를 주요 근거로 내세웠다. 울산항의 액체화물 인프라와 석유비축기지, 북항 코리아에너지터미널, 수소배관망 등 에너지 관련 기반시설이 집적돼 있는 만큼 미래지향적인 에너지자원 기능 강화 차원에서 울산이 적합하다는 논리다. 김 시장은 특히 단순히 현재의 기관 규모만을 기준으로 본사를 결정해서는 안 되며, 미래지향적 기능 강화와 효율성, 국가 에너지안보 등을 기준으로 입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역시 통합공사 본사를 울산에 둬야 한다는 울산시의 주장이다. 이로써 대구는 ‘가스공사의 규모와 전략·통제 기능’, 울산은 ‘에너지 인프라와 미래지향적 기능 강화’​를 각각 앞세워 통합공사 본사 유치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정부가 통합 방안을 발표한 지 나흘 만에 양 기관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대구와 울산이 잇따라 본사 유치전에 뛰어든 것이다. 통합의 구체적인 재무·조직 설계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도 전에 노조 반발과 본사 유치 경쟁이 동시에 불붙으면서 향후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스공사 노조는 석유공사의 부채 문제를, 석유공사 노조는 전문성과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각각 제기하고 있다. 반면 대구와 울산은 통합공사의 중심이 될 지역을 놓고 서로 다른 명분을 앞세우고 있다. 국가 에너지 공기업의 기능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상황에서 대구와 울산이 벌써부터 본사 유치 경쟁에 나서면서 자칫 통합의 본질보다 지역 간 ‘유치 싸움’이 먼저 부각되는 모양새다. 대구는 규모와 전략 기능을, 울산은 인프라와 미래 에너지 기능을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 통합의 구체적인 방식과 부채 처리 문제 등을 둘러싼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본사 유치 명분 경쟁 역시 앞으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가스·석유공사 통합을 둘러싼 양 기관 노조의 반발에 이어 대구와 울산의 유치 경쟁까지 겹치면서 정부의 에너지 공공기관 기능개혁은 발표 초기부터 적지 않은 후폭풍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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