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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에 지어달라”...주민들, 변전소 유치에 나선 까닭은?

에너지신문 헤드라인 2026-09-08 09:01
[에너지신문] 주민 반대로 입지를 찾기 어려웠던 국가기간 전력망 사업에서 마을 주민들이 먼저 변전소 유치에 나서는 이례적인 사례가 나왔다. 인구감소와 지역경제 침체를 겪는 농촌지역이 전력시설을 ‘기피시설’이 아닌 기업을 유치하는 ‘기반시설’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전은 전북 고창군 성송면이 345kV 신고창변전소 최종 부지로 선정됐다고 7일 밝혔다. 부지 선정은 이날 열린 ‘345kV 신고창변전소 및 분기 송전선로 입지선정위원회’ 제4차 회의에서 결정됐다. 한전에 따르면 성송면 34개 마을이 변전소 유치에 모두 동의한 점이 부지 선정 과정에서 주요하게 고려됐다. ▲성송면 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이 변전소 유치를 희망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고창변전소는 전북지역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를 전력망에 연결하고, 국가기간 송전망을 보강하기 위해 추진돼왔다. 하지만 변전소와 송전선로 건설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가 이어지면서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이 지연되는 등 약 3년간 별다른 진전을 내지 못했다. 상황이 바뀐 것은 성송면 주민들이 직접 유치 의사를 밝히면서부터다. 주민들은 지난 7월 유치위원회를 구성한 뒤 설명회와 마을별 동의 절차를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면내 34개 마을이 모두 유치에 찬성했다. 성송면이 변전소를 받아들이기로 한 배경에는 지역소멸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성송면은 지속적인 인구 유출과 생활·산업 기반 약화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주민들은 전력공급 기반이 확충되면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재생에너지 사업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전소 건설 자체보다 이를 계기로 어떤 산업과 투자를 지역에 끌어올 수 있는지가 주민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전력망 부족으로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 재생에너지 사업의 입지가 제약받는 상황에서 대규모 전력 인프라를 지역 발전의 기반으로 활용하려는 접근이다. 한전도 기존 지자체와 반대대책위원회 중심의 협의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 대상지역 주민을 직접 만나는 방식으로 입지 절차를 진행했다. 한전은 지역에서 20여 차례 설명회를 열고 변전소의 기능과 건설 필요성, 지역에 미칠 수 있는 효과 등을 설명했다. 성송면의 유치 결정 이후에는 변전소와 연결되는 송전선로를 유치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송전망 전체의 경과지를 정하는 과정에서도 일부 지역 주민들이 유치 의사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변전소와 송전선로는 토지가격 하락과 환경·경관 훼손, 전자파 우려 등으로 대표적인 기피시설로 분류됐다. 전력설비 입지를 둘러싼 갈등으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는 사례도 반복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와 전력 다소비 산업이 늘면서 송전망을 확보한 지역이 산업 유치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안정적인 전력공급 능력이 도로와 용수, 통신망처럼 지역의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기반시설로 부상했기 때문. 다만 변전소 유치가 실제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려면 후속 과제가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전력설비 건설만으로 기업과 일자리가 저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닌 만큼 산업단지 조성과 투자 유치, 주민지원사업 등을 연계한 구체적인 지역 발전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시설 인근 주민에 대한 보상과 지원 범위, 송전선로 경과지 선정 과정에서의 주민 의견 수렴 등도 향후 사업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변전소 유치에 대한 높은 찬성률과 별개로 세부 입지와 선로 경로가 정해지는 과정에서는 토지 소유자나 인접 마을의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성송면 사례를 바탕으로 주민 참여형 전력망 입지 모델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고창변전소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전력망 건설의 새로운 해법이 될지는 지역지원 방안의 구체성과 후속 절차의 투명성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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