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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산 의존 HVDC, 국산 기자재 ‘실계통 검증’으로 돌파구 찾는다

에너지신문 헤드라인 2026-09-11 09:01
[에너지신문] 외국계 기업이 주도해 온 대용량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 시장에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진입한다. 연구개발에 그쳤던 국산 기자재를 실제 전력망에 투입해 성능을 검증하고, 향후 국내 사업과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상용화 실적을 확보하려는 시도다. 한전은 대용량 전압형 HVDC의 핵심 설비인 밸브·제어기와 변환용 변압기를 국내 기술로 개발해 새만금-서화성 HVDC 사업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직류로 변환해 장거리로 송전한 뒤 수요지 인근에서 다시 교류로 바꾸는 기술이다. 특히 전압형 HVDC는 대규모 재생에너지와 해상풍력 단지에서 생산한 전력을 육상 계통으로 연계하고, 지역 간 전력 융통 능력을 높이는 설비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핵심 기자재 공급시장은 히타치에너지, 지멘스에너지, GE버노바 등 소수 글로벌 기업이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대규모 전력망 건설이 동시에 추진될 경우 기자재 조달 일정과 가격 협상에서 국내 사업자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LS일렉트릭의 HVDC CTR 초고압 시험 모습(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MW급 기술에서 GW급 상용화로 국산화는 밸브·제어기와 변환용 변압기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밸브는 교류와 직류를 변환하는 HVDC 시스템의 핵심 장치이며, 제어기는 전력 변환과 계통 운전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전은 지난 7월 밸브·제어기 국산화 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공모한 뒤 8월 31일 기술 확보 방안과 사업 수행계획 등을 평가해 효성중공업을 최종 사업자로 선정했다. 효성중공업은 기존 MW급 기술을 기반으로 2025년부터 GW급 전압형 HVDC 기술 고도화를 추진해 왔다. 변환용 변압기 분야에서는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일진전기 등 4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2025년 9월부터 국책연구과제를 통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개발한 기자재를 시험설비에 머물게 하지 않고 실제 송전사업에 적용한다는 점이다. HVDC는 국가 기간망에 투입되는 설비인 만큼 기술 개발만으로 시장 진입이 어렵다. 장기간 운전 과정에서 성능과 신뢰성을 입증한 납품 실적이 있어야 후속 사업 수주와 해외 진출도 가능하다. 한전은 국산 밸브·제어기와 변환용 변압기를 새만금–서화성 HVDC 사업에 적용해 실계통 운전 데이터를 확보할 방침이다. 기자재 개발에서 실증,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경로를 마련해 국내 기업의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공급망 다변화 기대...실증 일정·성능 확보가 관건 국산화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국내 HVDC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전력망 건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해외 기자재 조달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국내 업체 간 경쟁이 형성되면 장기적으로 설비 가격과 유지보수 비용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해외 업체에 의존해 온 설계·제어 기술과 운영 데이터를 국내에 축적할 수 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국내에서 HVDC 사업이 확대될수록 유지보수와 부품 교체 수요가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 결론적으로 국산화의 성패는 개발 완료 자체보다 실제 계통에서 요구되는 안정성과 운전 성능을 확보하고 이를 예정된 전력망 구축 일정에 맞춰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새만금-서화성 사업에서 상용 운전 실적을 확보한다면 후속 국내 HVDC 사업은 물론 해외 전력망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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